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를 담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해지는 공간과 함께한 시절

그저 나예요 2021. 2. 18. 13:29

20210217

정말 오랜만에 간 단골 커피숍.

십 년 이상을 다닌 이곳에 가면 나의 추억과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커피 한잔으로 몇 시간이고 공부하고 작업했던 나날들.

지금보다 젊고 파릇하지만 할매마냥 구부정하게 앉아서 집중하는 나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난다.

 

4,500원에 서너시간을 죽치고 있으면 싫을 법도 한데, 눈치 한번 주지 않던 사장님.

뱀파이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때와 다름없는 외형과 표정으로 맞아주신다.

 

단 하나도 허투루 담고있지 않은 메뉴판과 여전히 아늑하고 따스한 분위기.

인테리어가 유동적으로 바뀌는데도 편안함을 가득 안고 정성스런 음식을 내어준다.

 

나의 시간, 함께였던 순간, 우리라는 회상의 머무름.

다른 이에게 꺼내 놓으면서도 혼자만 간직하고 싶었던 이 공간이 오래도록 존재해주길 바란다.

 

너무나 소중하여 닳지 않도록 애지중지 평생 소장하는 책처럼, 무척이나 아끼고 애정 하는 여기가 오랫동안 내 곁에 머물기를.

 

[여담]

"여기 내가 십년 넘게 다닌 커피숍이야", "커피숍보단 바 같네, 가게 잘 되나 보다"

'오, 다음엔 같이 커피마시자', '그땐 뭐 하고 있었어?'와 같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닌 가게에 대한 이야기.

아주 커다란 시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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