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자아 분열, 23아이덴티티(Split)
자아 분열, 정신증, 정신병.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의 자아 분열.
의식적인 선택으로 봐야 할까, 무의식의 자기방어로 봐야 할까.
심리학적 시각에선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을 궁지까지 몰아넣은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 병으로 볼 수 있을 테고, 그는 어떤 영웅이 될 지란 궁금증을 자아내는 히어로물 영화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무거움, 답답함, 혼란스러움, 안타까움이 공존했다.
그의 자아들이 선일지 악 일지 영웅일지 악당일지 보다, 케빈이라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었고, 각 등장인물의 위치와 역할 및 사연에 집중하니 감정선에 폭풍우가 몰아쳤기 때문이다.
사실 23 아이덴티티(Split)의 리뷰를 쓰는 것은 나에게 참 어려운 일이다.
3부작 영화의 중간 편이 일반적으로 1, 2편의 다리 역할을 하기에 설명적이나 3편의 전조를 보여주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반해, 이 영화는 독립된 영화인 듯하면서도 연결성을 띠기에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할 말이 산더미라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단순히 23 아이덴티티만 놓고 말하자면, 유쾌하지 않고 매우 극적이지만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고 극복하는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상처를 지닌 케이시와 상처가 있는 사람만이 순수하다고 믿는 케빈의 조우는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묻어둔 기억과 흉터를 케빈과 만남을 통해 표면으로 꺼내는 용기를 얻게 된 케이시, 케이시만큼은 해치지 않는 케빈.
상처를 겪어본 자만이 상대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것이겠지.
내부의 힘겨움을 외부로 표출한 그 버거움, 자신을 돌보고자 수많은 자아를 만들어낸 가여움.
하 응용 심리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무수한 생각과 감정이 겹쳐 이 영화의 자세한 리뷰는 포기한다.
케빈의 악행을 두둔하진 않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그를 알아주고 싶고, 비뚤어진 방식이더라도 누군가에겐 공감과 위안이 되어 변화를 이끌어냈을 지도라는 정도로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도: 7/10
- 굳이 추천도 비추천도 아닌 추천 점수: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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