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의 발랄하고 엉뚱한 문화와 문학에 대한 사색

[책 리뷰] 흥미로운 단편 소설집 국경시장

그저 나예요 2021. 3. 2. 11:16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우연히 읽기 시작하여, 빌려오게 된 책, 국경시장.

김성중 작가의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작가도 책도 낯설었지만, 꽤 재미를 느껴 읽게 되었다.

 

책이 그리 두껍지 않고 8편의 단편 소설을 담고 있어 금방 쉽게 다 읽을 거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용이 다소 무겁고 어두우며, 생각과 상상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국경시장

국경시장은 여행객을 빗대어 인생의 과거, 현재, 의미 있는 시간의 무의미한 소비와 고통을 잊기 위해 현재를 소모하며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쿠문

쿠문은 천재 혹은 어떤 분야에서 넘볼 수 없이 뛰어난 사람이 되고자 하여 자기 파멸의 길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욕망과 보통 사람이 이를 바라보며 갖게 되는 은밀한 욕구. 

관념잼

관념잼은 주인공이 사물이 되어 본인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불편함과 답답함 속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꾸며놓은 방을 바라보며, 자신이 만든 속박과 굴레를 벗어나고자 버둥거리는 몸부림과 해소.

 

이 세 단편은 어쩌면 나도 그런 시기들이 있지 않았을까란 사념에 빠지게 했다.

내가 만들고 있는 나의 세상이지만 지겹고 지쳐 변화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인 나도 때론 보기 드문 비범함이 묻어있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과거를 팔아서라도 이 순간을 탈피하고 싶은 갈망.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은 내가 구축한 나만의 세계가 소중하고, 평범하지만 내가 가진 독특함에 즐거우며, 유쾌한 하루하루가 모여야 과거와 미래가 밝을 수 있다 믿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

분명 우울할법한 내용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비추어 보고 사고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읽은 책들에서 신기하게도 비슷한 의미를 가진 구절들을 발견했고, 그 의미가 나의 눈길을 잡는다.

아마 현재의 내가 가장 신경 쓰고 집중하며, 와 닿아 있는 가치겠지.

"서로 타인이기 때문에 비밀을 나누는 것이 가능했다."

 

  •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도: 8/10
  • 가벼운 마음으로 한 편씩 읽을 여유가 있는 마음 상태일 때 읽길 바라는 추천 점수: 8/10

생판 모르기에 제가 당신의 대나무 숲이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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