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한강 소설 흰,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친구네 집들이를 빈손으로 갔다 빌려온 책, 한강 소설 흰. 한강 소설이다 보니 막 밝고 경쾌하진 않지만, 쉽게 휘리릭 읽힐거야라며 추천을 받았는데, 그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책이었다. 아주 어둡다고 하기에는 하나의 일화의 내용이 워낙 짧아, 심연으로 끌고 들어가지 않아 쉽게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는 충분히 던져주고 있어, 읽는 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 책은 한 페이지에서 세 페이지 분량의 에피소드를 ‘나’, ‘그녀’, ‘모든 흰’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흰은 한강의 자서전 같다가도, 소설인가 싶기도 하여, 에세이, 수필, 소설의 경계를 왔다리 갔다리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죽음과 삶에 대한 고찰 적인 부분을 주로 다루고 있기에, 그 애매모호함이 책을 읽는데 수월함을 주지 않았나 싶다..
2021. 4. 17.
묵은 고통, 새로운 고통, 현세의 고통, 삶은 고통
책, 웹툰, 영화, 대화 등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든 비슷한 맥락, 혹은 하나의 틀림이 없이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이번에 마주한 단어는 '고통'이고, 고통은 삶을 관통하는 감정으로, 인생과 떨어질 수 없다는 뜻이 담겨있음에 한탄스러움과 결국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해야하는가. 묵은 고통은 남고 새로운 고통은 언젠가는 다가온다. 흔적을 최대한 흐릿하게 지우고, 상처를 떠올려도 웃음 지을 수 있어야 하는 과거, 그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빠른 회복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미래. 결국 지나간 찌꺼기와 밀어닥칠 오물 때문에라도 현재를 잡아야 하는 것이 맞지 싶다. 지난날도 훗날도 아닌 지금. 너무나 교과서적이지만, 끝내 도돌이표를 그릴 수밖에 없는가 보다. 정말 고통은 생애와 불가분의 ..
2021.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