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수필처럼 작가의 사고, 내면, 정서가 녹아있는 책을 읽을 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어떤 감성인지, 무슨 기분으로 집필했는지, 어느 부분에서 뭘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삶과 전달하고픈 메시지와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지만,
썩은 미소든 분노든 감동이든 하나라도 감정이 끌어당겨 지는 구절은 끝내 나의 인생 안에 존재해야 한다.
현재 내 가슴에 퉁하고 던져질 수 있는, 과거 겪고 고민했던 마음에 착하니 내려앉을 수 있는, 앞으로를 그리는 머릿속에 딱 자리 잡을 수 있는 그런 연결고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심보이기에, 다음엔 또 다른 글귀가 나를 잡아채겠지만,
오늘만큼은 문장이 되지 못한 이 짧은 토막이 나를 위로하고 대신하여 토해내 준다.
- 곱게 아문 두 발-
상처가 없는 세월.
비뚤어지지 않은 자세.
어둠이 없는 마음.
꼬이지 않은 시선.
꺾임이 없는 정신.
아이의 희고 고운 운명의 길을 내딛지 않은 생채기 없는 살결을 고스란히 닮아있는.
-나는 아니네-
앙다문 입술.
닫힌 속내.
암흑으로 가는 발걸음.
멀어지는 눈길.
흠이 작고 많아 원형인 듯 다각형인 듯 소금이 콕 박히면 따끔해 눈물로 자리를 닦아내는.
스산히 사라지려 희미한 흔적마저 지우고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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