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걸어야 하긴 하지만, 주변에 영화관이 꽤 많음에도, 사람이 적어 한가로운 재개봉작을 주로 다루는 영화관에만 가다가,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오랜만에 방문하였다.
헉, 영화표 가격이 이렇게 비싸다니! 티켓 값이 달라서 놀랐다.
이천 원 아까워라. 흑흑. 큰돈이 아닌데, 이런 돈은 왜 이리 아까운 걸까?
밤 9시 영화임에도 스산하다고 느낄 정도로 사람이 없는 극장을 보고 있자니, 너무 복작하지 않은 건 좋지만, 현재 상황이 병마 때문임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영화 크루엘라는 추천을 받기도 하고, 한 번 더 보려고 한다는 평을 듣기고 했고, 누군가는 재미없었다는 의견을 주기도 하는 등 관련 평을 꽤 들었다.
거기에 영화 소개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너무 여러 번 봐서일지, 이미 다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기도 했다.
내가 본 내용이 다일지 뭔가 더 있을지, 어떤 평가가 나에겐 더 와닿을지 궁금해하며, 영화를 관람했다.
디즈니 영화 크루엘라 리뷰
‘크루엘라’하면, 옷을 빼놓을 수 없다.
주인공 크루엘라가 디자이너기 때문이다.
옷 보는 것에 정신을 내어 주는 나이기에, 현재가 아닌 과거의 옷들을 보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지금과는 다른 옷의 형태와 색감의 쓰임, 색채의 조화 등이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획기적이고 모험적인 예전 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많든 적든 하루에 대여섯 번 비가와도 이상하지 않은 영국.
옷에 사용된 색감과 색채가 런던의 어둡고 흐리지만, 해가 가까워 쨍하고 환한 분위기를 잘 연출했다고 생각한다.
붉은 드레스처럼 또렷하고 선명한 색과 도로와 건물이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묘하게 흐릿한 도시의 분위기가 영화의 전체적 무드와 잘 어울렸다. 특히, 의상과 배경은 대조되는 듯, 어우러지는 듯한 표현이 썩 마음에 들었다.
크루엘라에서 음악은 정말 논하지 아니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삽입된 노래는 다다다 기깔났다!
아는 노래가 나오면 반가워 속으로 따라부르고, 모르는 좋은 곡들은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가웠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영화 크루엘라, OST는 다시 꼭 들어 볼 예정이다.
주인공의 이름에 포함돼서겠지만, 영화에서 cruel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첫 번째 뜻은 ‘잔혹한, 잔인한’이지만, 두 번째 의미는 ‘고통스러운, 괴로운’이다. 크루엘라는 잔혹하고 잔인한 캐릭터나, 고통스럽고 괴로운 경험이 그녀가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어쩌면 고통스러운(cruel) 삶이 잔인한(cruel) 그녀의 성향에 방아쇠는 당긴 것은 아닐까.
정말 삶은 끊임없는 고통일까.
크루엘라에서 맘에 든 대사
‘You are something’
얼마 전 something이 프린팅된 티셔츠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서 결국 구매했는데, 이 영화에서 다시 만났다. 요즘에 본 영화마다 나의 현실과 맞닿은 조각이 발견되어, 신기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티에 쓰인 something을 보고, 넌 뭔가 특별해, 넌 뭔가 가지고 있어, 넌 뭔가 남들과 달라, 바로 너 말이야, 이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일주일이 지나고도 예쁘지 않은 그 티셔츠가 떠오르더라.
나에게, 그에게, 신비한 생명에게, 나의 새로운 인생 챕터에, 우리라는 처음 겪는 세상에 뭔가 있을 것이라는 나의 소망이 담겨 있어 더 다가왔겠지.
그리고 당신과 당신 삶에도 빛나기 위해 자리 잡고 있는 그 무언가가 분명 있다.
‘You are something and you have something.’
크루엘라에 대한 평을 여기저기서 듣고, 영화를 직접 보고, 리뷰를 쓰면서, 영화에서 어떤 것을 취하는지는 자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엄청 신박하진 않았지만, 인간 본성과 모성애에 대해 참 많이 사유하게 만든 영화가 크루엘라이다.
크루엘라를 통해 고찰해 본 점은 다음 편에서 계속하겠다.
- 지극히 개인적인 디즈니 영화 크루엘라 만족도: 8/10
- 그냥 디즈니 만화 영화를 기대한다면 추천 점수: 4/10
묵은 고통, 새로운 고통, 현세의 고통, 삶은 고통
책, 웹툰, 영화, 대화 등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든 비슷한 맥락, 혹은 하나의 틀림이 없이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이번에 마주한 단어는 '고통'이고, 고통은 삶을 관통하는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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